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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소설64

엔도 가타루 '최애의 살인' 위기 속 화합이냐 분열이냐  ★★☆☆☆ ‘최애의 살인’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본격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스릴러에 더 가까운 색채를 띱니다. 이야기의 중심은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 인물과 그 주변 인물들이,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그러는 동안 루이라는 인물의 감춰진 과거가 서서히 드러나고, 하나의 반전이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에는 총 세 명의 아이돌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살인사건을 계기로 감정적으로 큰 변화를 겪으며 각자의 내면과 마주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단순히 범죄를 둘러싼 긴장감만이 아니라, 사건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어 마치 성장 서사를 담은 만화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아이돌 활동에 큰 애정이.. 2025. 4. 8.
요네자와 호노부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상'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작품에 대한 초점 ★★★☆☆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상’이라는 작품입니다.  작품이 상·하로 나뉘어 있는 구성일 경우, 일반적으로 상권에서는 인물과 사건의 배경을 차근차근 쌓아가며 빌드업을 담당하고, 하권에서는 그동안 쌓아온 긴장을 한꺼번에 풀어내며 전개를 폭발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곤 합니다. 이번 작품도 그러한 구조를 따르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아직 하권을 읽지는 않았지만, 과거에 읽었던 『여름철 한정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처럼, 중간중간 흘러가는 듯 보여도 실은 중요한 복선이었던 사건들이 이번 작품에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사소하게 보이는 장면들이 하권에서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고 해소될지, 그래서 상권에 대한 제 인상까지 바뀌.. 2025. 4. 3.
기시 유스케 '가을비 이야기' 공포를 대하는 방식의 차이 ★★☆☆☆ ‘가을비 이야기’라는 작품입니다.  오랜만에 기시 유스케 작가의 작품을 읽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추리보다는 공포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였는데요, 지금까지 읽었던 그의 작품 중 이렇게 본격적으로 공포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처음이라 과연 어떤 분위기일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총 네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첫 번째 단편은 분량이 아주 짧아 전체 구성을 세 편의 이야기로 봐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마치 본편에 들어가기 전, 이번 작품이 어떤 분위기의 공포를 다룰 것인지 살짝 맛보기로 보여주는 도입부 같은 느낌이었죠. 본격적인 이야기는 두 번째 단편부터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생각했던 공포의 결이 달라서인지, 작품이 다소 심심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공포는 미쓰.. 2025. 4. 1.
아오사키 유고 '체육관의 살인' 한 줄씩 줄을 그어가면  ★★★☆☆ ‘체육관의 살인’이라는 작품입니다.  학교 내 체육관에서 한 사람이 살해되고, 체육관에 있던 용의자들 중 범인을 추리해 내는 구조의 작품입니다. 완벽한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의 형식은 아니지만, 보여주는 장소가 적고 용의자들 사이에서 논리적으로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이 주된 흐름으로 작용합니다.  체육관에 방송부, 탁구부 등 다양한 동아리원들이 모여 있었기 때문에, 등장인물의 수도 꽤 많습니다. 따라서 이야기의 핵심 중 하나는 각 인물들의 알리바이를 하나씩 검토하면서 용의자 범위를 좁혀가는 과정인데요. 범인이 남긴 중요한 단서와 함께, 각 용의자의 알리바이가 실제로 성립하는지 논리적으로 따져보는 전개가 추리의 핵심이 됩니다. 단순히 ‘누가 가장 수상한가?’를 찾는 방식이.. 2025.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