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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소설47

시마다 소지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한(恨)의 살인 ★★★★☆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라는 작품입니다.  집 근처 도서관에서는 빌릴 수 있는 곳이 없어, 본가에 갈 일이 생긴 김에 읽게 된 작품입니다.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잘 알려진 시마다 소지의 또 다른 유명 작품이지요. 처음 제목을 보고는, ‘어떤 트릭을 통해 하늘이 움직이는 듯한 것을 연출했을까?’라는 상상을 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실제로는 ‘어떤 마음에서 하늘이 도와주었다’는 의미로 쓰인 제목이었습니다. 이야기 도중 갑자기 끊어지는 부분이 있어 단편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등장인물이 쓴 소설 속 이야기였습니다. 주된 스토리는 요키시 형사가 한 노인의 살인 이유를 파헤치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정보만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을 비판.. 2025. 1. 9.
나가이 사야코 ‘고비키초의 복수’ 시대가 어떠한들 이길 수 없는 것 ★★★☆☆ ‘고비키초의 복수’라는 작품입니다.  표지가 굉장히 분위기 있어 인상적입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에도 시대의 극장을 표현한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주인공의 복수가 이뤄지는 여운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극장 뒤편에서 주인공이 아버지의 원수인 사쿠베에에게 복수를 성공시키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후, 이 장면을 목격한 다섯 명의 이야기를 들으며 진실에 다가가는 플롯으로 전개되는데요. 플롯만 보면 목격자들의 증언이 사건에 대한 서술로 길게 이어질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사건보다 자신들이 왜 극장에서 일하게 되었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각자의 과거와 극장에 얽힌 사연이 차례로 밝혀지며, 이야기 말미에 주인공에.. 2025. 1. 7.
요네자와 호노부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참을 수 없는 속내의 묘한 웃음 ★★★☆☆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빙과와 같은 라이트 노벨 풍의 요네자와 호노부의 책입니다. 빙과 시리즈가 ‘고전부’로 불린다면, 이번 책은 ‘소시민 시리즈’로 명명되고 있습니다.  표지만 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겠지만, 이 작품은 고등학생인 주인공들을 필두로, 일상 속의 소소한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첫 권부터 각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데요. 조연인 겐고는 그렇다 치더라도, 고바토와 오사나이는 전반적으로 어딘가 음흉한 중2병의 느낌을 자아냅니다.  이는 ‘빙과’의 호타로와 지탄다의 페어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요. 호타로와 지탄다가 호기심과 유머가 가미된 조화를 이루었다면.. 2025. 1. 2.
다카노 유시 '기암관의 살인' 클라이언트는 즐겁다.  ★★★☆☆ ‘기암관의 살인’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사건의 배경을 미리 밝히고 시작합니다. 오징어게임이나 헌트와 같이, 살인 유희를 중심으로 한 설정을 차용했는데요. 다만, 이 작품은 단순히 게임 참가자의 극한 상황만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주최자의 시점을 번갈아 보여주며, 게임을 설계한 인물들의 동기와 심리까지 탐구합니다. 작품 내에서는 모방 살인이 이루어지는데, 추리소설 팬들에게 익숙한 에도가와 란포의 ‘인간의자’,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 다카기 아키미쓰의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의 트릭을 사용했습니다.  추가로 주인공인 사토의 방해와 언급으로 나타난 모리스 르블랑 ‘기암성’, 에도가와 란포 ‘천장 위의 산책자’까지 등장합니다. 살해 방법과 피해자도.. 2024.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