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생활/소설47

히가시노 게이고 '범인 없는 살인의 밤' 순정이냐 아니냐도 결과론에 가깝다 ★★★★☆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쓴 히가시노 게이고는 추리 소설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작가의 다양한 책들을 읽어봤을 때, 추리 요소를 빼고 생각해도 충분히 좋은 작품들을 많이 써왔습니다. 인간의 심리를 깊이 탐구하고, 사회의 문제를 다루며, 따뜻한 시선과 날카로운 통찰을 동시에 담아내는 등, 세계관이 넓은 작가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작품의 경우 인간의 심리에 좀 더 치중하되, 추리 요소를 첨가해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진실이 드러났을 때의 뒷맛을 씁쓸하게 남기려는 의도가 분명히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도의 순수함과는 별개로, 결국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지게 배치했는데요. 인물들의 선택이 불러온 예측 불.. 2024. 12. 26.
한새마 '엄마, 시체를 부탁해' 사회성 이론에 충실한 작품 ★★★☆☆ ‘엄마, 시체를 부탁해’라는 작품입니다.  뉴스에 한 번쯤은 나왔을 법한 소재와 미스터리를 결합한 책입니다. 총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단편은 꽤나 묵직한 주제와 전개 방식으로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현실감 있는 설정과 미스터리적 요소가 적절히 결합되어 단순한 추리소설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으로 느껴졌습니다. 제목을 보고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었기 때문에, 가장 추리소설적 요소가 돋보였던 단편은 ‘어떤 자살’이었습니다.  모든 단편에서 주인공은 여자인데, ‘어떤 자살’에서도 이를 서술 트릭 비슷하게 사용하였습니다. 이는 사실은 모든 살인의 주체였던 딸이, 기자의 이름만 보고 여자로 착각해 범행의 힌트를 제공하는 반전 요소로 작.. 2024. 12. 24.
요코미조 세이시 '옥문도' 시대와 생각의 엎치락 뒤치락 ★★★☆☆ ‘옥문도’라는 작품입니다.  요코미조 세이시가 두 번째로 집필한 작품입니다. 이후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는 다양한 사건을 다루며 ‘혼진 살인사건’과 ‘옥문도’ 사이의 사건들이 새롭게 추가되었지만, 이 작품을 집필하던 시기와는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작품 내에서는 ‘혼진 살인사건’만 언급되고 있습니다.  저는 해당 작가의 작품 순서를 좀 뒤죽박죽으로 읽었었는데요. 긴다이치 코스케의 이야기 구성과 그의 모습, 행동은 ‘혼진 살인사건’에서 이미 완성된 상태였다고 생각됩니다. ‘옥문도’ 이후 작품들에서도 그의 일관된 캐릭터성과 탐정으로서의 특징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었기 때문입니다. ‘옥문도’의 배경은 섬으로, 폐쇄성이 짙은 장소입니다. 본가와 분가로 나뉘어 있는 구조 속.. 2024. 12. 19.
정해연 '누굴 죽였을까' 직장인의 점심 식당 ★★☆☆☆ ‘누굴 죽였을까’라는 작품입니다.  ‘홍학의 자리’에 이어 정해연 작가의 ‘누굴 죽였을까’를 읽었습니다. ‘홍학의 자리’를 읽을 때 가독성이 좋다고 느껴져, 다른 작품은 어떤지 궁금해져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작품 역시 읽는 데 큰 무리 없이 매끄럽게 잘 읽혔습니다. 328페이지 분량으로 그리 두껍지 않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 작가의 많은 작품을 읽진 않았지만, 정해연 작가의 글쓰기 스타일은 불필요한 내용을 제거하고 스트레이트로 쭉 달리는 전개를 선호하시는 듯합니다. 이러한 전개 방식 덕분에 글을 읽는 데 막히는 부분이 별로 없다고 느껴집니다. 스토리는 무난한 편입니다. 약간 익숙한 플롯들이 모여서 진행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피해자의 가족이 복수.. 2024.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