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점심 식당
★★☆☆☆
‘누굴 죽였을까’라는 작품입니다.
‘홍학의 자리’에 이어 정해연 작가의 ‘누굴 죽였을까’를 읽었습니다. ‘홍학의 자리’를 읽을 때 가독성이 좋다고 느껴져, 다른 작품은 어떤지 궁금해져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작품 역시 읽는 데 큰 무리 없이 매끄럽게 잘 읽혔습니다.
328페이지 분량으로 그리 두껍지 않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 작가의 많은 작품을 읽진 않았지만, 정해연 작가의 글쓰기 스타일은 불필요한 내용을 제거하고 스트레이트로 쭉 달리는 전개를 선호하시는 듯합니다. 이러한 전개 방식 덕분에 글을 읽는 데 막히는 부분이 별로 없다고 느껴집니다.
스토리는 무난한 편입니다. 약간 익숙한 플롯들이 모여서 진행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피해자의 가족이 복수를 계획하며 살인을 저지르는 내용인데, 주인공의 여자친구가 사실 피해자의 가족이라는 설정이 그나마 반전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나머지 전개는 예상 가능한 흐름이 많아, 강렬한 한 방이 부족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또한, 제목이 ‘누굴 죽였을까’인 이유는, 처음에 죽은 학생이 알고 보니 다른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추측됩니다. 하지만, 형사가 기사를 찾아볼 때 ‘이모 군’으로 언급된 사실이 있어, 가해자가 자신이 죽인 사람이 다르다는 걸 전혀 몰랐다는 설정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기사 확인 여부와 사건 인지 과정이 좀 더 설득력 있게 설명되었다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듭니다.
주인공의 심리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주변에서 3명이 죽었음에도, 자신도 곧 죽을 것이라는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기보다는, 9년 전 살인사건에 더 집착하는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주인공이 범인을 찾으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중간에 여자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서술이 지나치게 많아, 감정선 사이에서 어느 하나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듯했습니다.
퀄리티는 다소 아쉽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 분야로 다작을 해주신다는 점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작품 모두 가독성은 훌륭했기 때문에,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도 또 읽어볼 예정입니다. 온라인 책은 페이지 수가 다소 적은 작품을 주로 읽고 있지만, 시간을 더 내어 분량이 긴 작품들도 도전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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