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장소지만 숨는 목적은 완전히 다른
★★★☆☆
‘미로장의 참극’이라는 작품입니다.
되도록이면 스포일러에 해당하는 부분은 최대한 빼고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시공사에서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중 중반쯤 집필된 작품으로, 책의 중간중간 ‘혼진 살인사건’,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등의 이전 작품이 언급됩니다. 다행히 크게 스포일러가 될 정도는 아니라서, 이 작품을 먼저 읽어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답게, 이번 작품도 비슷한 플롯 구조로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등장인물이나 장소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먼저 진행되고, 어떤 사건이나 특별한 연유로 인해 긴다이치 코스케가 그곳을 방문하게 되는 식입니다.
이번 작품의 배경은 미로장으로, 숨겨진 공간이 많은 저택으로 묘사됩니다. 이미 참극이 일어났던 장소이지만 긴다이치 코스케가 방문 후 또 다른 두 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하며, 살인사건과 숨겨진 탈출구가 맞물리면서 추리의 구조가 세워지게 됩니다.
다수의 등장인물이 등장하지만, 각 인물의 배경과 이야기를 잘 풀어주기 때문에, 설정이 다소 복잡하게 느껴지더라도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오히려 쉽게 버려지는 캐릭터 없이, 모든 인물들이 납득할 만한 동기와 역할을 부여받아 사건의 흥미를 더욱 높여준다고 생각합니다.
55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중간에 크게 막히는 부분 없이 술술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전후 시대의 신흥 부자와 귀족의 몰락을 사회적 배경으로 삼아 작가가 주고자 하는 메세지도 몇 군데 드러난 부분도 보였습니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을 읽다 보면, 추리 소설 이상의 역사적 몰입감도 함께 느낄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시공사에서 작가의 유리 린타로 시리즈도 번역을 진행 중이라고 들었는데,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와 어떤 색다른 재미를 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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