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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소설

미쓰다 신조 '괴담의 집'

by 지식광부키우기 2024. 12. 3.

 

읽는 것으로 느끼기엔 익숙해져 버린 공포

 

★★★☆☆

 

‘괴담의 집’이라는 작품입니다.

 

되도록이면 스포일러에 해당하는 부분은 최대한 빼고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전자책 플랫폼에서 새로 업데이트된 책들을 보다가, 미쓰다 신조의 책 두 권을 발견했습니다. 그중 아직 읽어보지 않은 ‘괴담의 집’을 선택해 읽었습니다.(나머지 한 권은 ‘죽음의 녹취록’입니다.) 유령 저택 시리즈 중 하나로, 국내에서는 이 작품만 번역되어 출간된 상태입니다.

 

플롯은 괴이한 이야기가 담긴 5개의 단편과,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해석하는 액자식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각각의 단편은 독립적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야기 속에서 서로 연결고리가 있다는 의심을 제기하며, 이를 바탕으로 공통점을 추리하는 결말로 나아갑니다.

 

개인적으로 추리하면서 책을 읽는 편은 아니고, 특히 미쓰다 신조의 작품은 일본 특유의 배경이나 문화적 요소 때문에 한국인이 추리하기에는 무리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추리보다는 호러 부분에 집중하며 읽었고, 작품이 가진 기묘한 분위기와 공포감을 즐기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단편은 ‘어머니의 일기 - 저편에서 온다’였습니다. 이 작품은 일기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요. 그 기록을 따라가면서 느껴지는 긴박함과 공포감, 그리고 괴이함의 모호함이 다른 작품들보다 더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혼잣말을 하는 아이부터 유괴된 아이, 그리고 후에 드러나는 다른 실종된 아이까지, 이야기는 알 수 없음에서 비롯된 현실의 사건을 점진적으로 쌓아 올리며 탄탄하게 빌드업했습니다.

 

나머지 단편들은 미쓰다 신조의 다른 작품에서 익숙하게 본 패턴이라 특별히 무섭거나 오싹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종장에서 다섯 편의 단편의 공통점을 추리하는 과정이 전개되는데요. 작품 내에서 중간중간 언급되듯, 해석은 하되 괴이는 괴이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취합니다. 모든 것을 명확히 설명하려 하지 않고, 괴이함을 괴이로 남겨두는 여운을 이 작품에서도 남겼습니다.

 

미쓰다 신조의 작품을 꽤 많이 읽어서 그런지, 이번 작품에서도 익숙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 그의 작품을 접했을 때처럼 무섭다는 느낌은 덜 받는 것 같네요. 다른 호러물을 읽어본 후에 다시 돌아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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