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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소설

고조 노리오 '살인자는 천국에 있다'

by 지식광부키우기 2024. 12. 5.

 

 

소원을 이뤘다면 그곳은 천국이 맞다

 

★★☆☆☆

 

‘살인자는 천국에 있다’라는 작품입니다.

 

이번 리뷰는 결말과 중요한 부분을 포함하오니 아직 이 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분들이라면 먼저 읽어 본 후에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표지가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색감의 표현이 매력적일 뿐 아니라, 표지에 등장하는 두 인물의 표정이 아리송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보면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결말에 잘 어울린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가독성 측면에서는 좋은 편입니다. 이야기가 안 읽히는 부분 없이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흘러갔고, 읽는 동안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은 특수 설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죽은 사람들이 천국에서 다시 모여 자신들을 죽인 사람을 추리하는 내용인데요. 이미 죽은 상태이고, 부활(?)도 가능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클로즈드 서클 작품에서 느껴지는 죽음의 심각성은 크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대신, 기억상실, 소원, 소환 등의 요소를 활용해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아냈는데, 이러한 전개 방식이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렇지만 추리 요소로서는 다소 부족했다고 느꼈습니다. 소원과 소환이라는 설정이 등장하면서, 사건의 해결을 위해 고려해야 할 가능한 범위가 너무 넓어졌습니다. 또한 꽤 중요하게 생각하는 살인의 동기조차 극단적으로 설정되어 납득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원한이 있다고는 하지만 죽음의 들러리 역할을 더 크게 강조해, 상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더 커져서 아쉬웠습니다.

 

다만, 작품 내 소원이라는 설정 덕분에, 결말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이러한 방향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추리보다는 감정적인 여운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추리/미스터리 소설을 읽기 시작할 때, 명작이라고 평가받는 작품들을 먼저 읽었기 때문에, 그 이후 읽는 다른 작품들에 대해서도 기준이 자연스럽게 명작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는데요. 오히려 반대로, 가벼운 작품들을 먼저 접하고 점차 심도 있는 작품으로 넘어가는 방향도 괜찮다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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