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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소설

다카노 유시 '기암관의 살인'

by 지식광부키우기 2024. 12. 31.

 

 

클라이언트는 즐겁다.

 

★★★☆☆

 

‘기암관의 살인’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사건의 배경을 미리 밝히고 시작합니다. 오징어게임이나 헌트와 같이, 살인 유희를 중심으로 한 설정을 차용했는데요. 다만, 이 작품은 단순히 게임 참가자의 극한 상황만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주최자의 시점을 번갈아 보여주며, 게임을 설계한 인물들의 동기와 심리까지 탐구합니다.

 

작품 내에서는 모방 살인이 이루어지는데, 추리소설 팬들에게 익숙한 에도가와 란포의 ‘인간의자’,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 다카기 아키미쓰의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의 트릭을 사용했습니다.

 

추가로 주인공인 사토의 방해와 언급으로 나타난 모리스 르블랑 ‘기암성’, 에도가와 란포 ‘천장 위의 산책자’까지 등장합니다. 살해 방법과 피해자도 언급되기 때문에 오마주한 작품을 먼저 읽고 이 작품을 읽는 것도 추천합니다.

 

분위기는 크게 무겁게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살인이 발생하지만, 이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동요는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주최자 측은 변수를 최소화하고, 게임을 무사히 마치는 데 집중합니다. 반면 참가자들은 살인 유희의 진실을 밝히고, 자신이 희생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행동합니다. 이러한 전개는 감정의 극적인 기복보다는, 사건의 진행과 인물 간의 전략적 대립에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중간 유쾌한 분위기도 느껴집니다. 작품은 복잡한 사고를 요구하는 추리적인 요소보다는, 스토리에 더 중점을 두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스피디한 전개와 인물 중심의 이야기는 영화로 제작된다면 더욱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특히, 장면 전환이 명확한 편이라, 이는 시각적인 매체로 옮기기에 적합한 요소로 느껴졌습니다. 이런 점은 영화나 드라마로 각색할 때 작품의 매력을 한층 더 극대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최자인 고엔마와 참가자인 사토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충분히 공감이 되는 캐릭터였습니다. 살인 유희라는 극한의 배경 속에서도, 상반된 위치에 있는 두 인물이 각자의 논리와 감정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속편을 암시하는 전개가 등장합니다. 속편에서는 주최자와 참가자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또는 새로운 인물과 사건이 어떤 방식으로 추가될지 궁금합니다. 좋은 소재인만큼 작품 세계관의 확장 가능성을 어떻게 열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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