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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소설

시마다 소지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by 지식광부키우기 2025. 1. 9.

 

한(恨)의 살인

 

★★★★☆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라는 작품입니다. 

 

집 근처 도서관에서는 빌릴 수 있는 곳이 없어, 본가에 갈 일이 생긴 김에 읽게 된 작품입니다.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잘 알려진 시마다 소지의 또 다른 유명 작품이지요.

 

처음 제목을 보고는, ‘어떤 트릭을 통해 하늘이 움직이는 듯한 것을 연출했을까?’라는 상상을 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실제로는 ‘어떤 마음에서 하늘이 도와주었다’는 의미로 쓰인 제목이었습니다.

 

이야기 도중 갑자기 끊어지는 부분이 있어 단편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등장인물이 쓴 소설 속 이야기였습니다. 주된 스토리는 요키시 형사가 한 노인의 살인 이유를 파헤치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정보만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을 비판하며 노인의 험난한 삶을 조명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야기는 노인이 가게의 여주인을 왜 죽였는가로 시작해, 중간에 몇 가지 추가 사건들이 등장하며 점점 확장됩니다. 트릭 자체도 흥미롭고 좋았지만, 이를 밝혀가는 과정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숨겨진 진실과 더불어 철도에 관한 상세한 묘사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러 우연이 한 번에 겹치긴 하지만, 노인의 삶과 '하늘을 움직이다'라는 제목을 다시 떠올리면, 그 모든 우연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필연처럼 느껴지게 만듭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길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철도 묘사 부분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사건 전개와 서사가 매끄럽게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꽤 오래된 작품임에도, 현대 기술이 크게 등장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이야기의 긴장감을 유지하며 흥미롭게 풀어나가는 작가의 능력이 돋보였습니다.

 

소재가 한국인에게 주는 특별함을 제외하고도, 추리 소설로서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철저한 플롯 구성과 사건 전개의 매끄러움은 이 작품을 단순히 사회적 메시지에 그치지 않고, 본격 추리 소설로서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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