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범죄 영원한 맞물림
★★★☆☆
‘Tiger’라는 작품입니다.
‘기암관의 살인’을 읽고 나서, 책 뒤쪽에 실려 있던 추천 도서를 통해 알게 되어 읽게 된 작품입니다. 읽었던 작품 중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들이 가장 많이 등장했던 책이었던 것 같은데요. 은퇴한 경찰 할아버지, 대학생인 손자와 손자의 친구가 사건 해결의 주축이 됩니다. 여기에 방송사 관계자와 변호사 등 다양한 협력자들이 가세하여 사건의 진상을 함께 파헤쳐 나가는 구성이었습니다.
형사들이 탐문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SNS 및 영상 등을 활용한 현대적인 방식이 결합되어, 캐릭터들의 세대 차이를 조화롭게 연결해 주었는데요. 이러한 접근 방식은 미스터리 장르에서 처음 접해본 것 같아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작품은 사회파 추리 소설로, 아동 성범죄와 살인범 누명을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민감한 주제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추리라는 장르적 특징을 활용해 중간중간 완급 조절을 적절히 해내고 있습니다. 대놓고 잔인한 내용이나 사이코패스가 등장하는 작품보다, 이처럼 현실적인 사회 문제를 다루는 주제가 오히려 더 무겁고 힘겹게 다가오는 느낌을 준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할아버지 세이지, 손자인 아사히, 그리고 손자의 친구 데쓰 이 중 가장 주목해야 할 캐릭터는 데쓰라고 생각하는데요. 데쓰는 편부모 가정에서 자랐는데, 아버지가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주로 고모의 손에 길러졌습니다. 그러나 고모는 데쓰를 자신의 오빠, 즉 데쓰의 아버지로 투영하며 키웠고, 이로 인해 데쓰는 정상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성장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데쓰는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뚤어진 길로 빠지거나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데쓰는 사건에 접근하면서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겪었던 상처들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데쓰의 모습은 작품 내에서 누명을 쓴 두 인물의 어릴적과 대조적으로 그려집니다. 비슷한 환경 속에서 상처받은 피해자로 묘사되지만, 데쓰는 자신의 아픔을 인정하며 방향성을 찾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같은 환경이라도 다양한 캐릭터의 모습을 작가는 보여주고 싶었다고도 생각합니다.
반전 요소가 포함된 결말로 사건이 마무리됩니다. 그러나 사건이 해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을 암시하며 작품은 끝을 맺습니다. 이 결말은 단순히 이야기를 닫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전체적인 주제를 한 번 더 상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읽는 내내 씁쓸함과 무거운 여운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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