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를 표출할 때 가장 무서운 것
★★★☆☆
‘K·N의 비극’이라는 작품입니다.
‘제노사이드’란 작품으로 유명한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입니다. ‘제노사이드’를 읽어봐야겠다고 생각만 하다가, 비교적 덜 두꺼운 이 작품을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키워드는 임신과 중절입니다. 임신 중절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사회파 소설로, 주인공 가나미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임신과 중절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윤리적 문제를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의사의 시각을 통해 가나미의 문제가 빙의라는 초월적 현상이 아니라 인격 장애임을 설명하지만, 동시에 의사만 알고 있는 특정 사실을 언급하면서 독자에게 초현실적인 존재인가, 단순한 정신 질환인가에 대한 혼란을 지속적으로 줍니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단순한 의학적 접근과 오컬트적 해석 사이에서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민하게 만듭니다. 특히,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과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교차시키는 방식은 작품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과연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비현실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습니다.
특별히 추리를 해야 하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논리적 추론보다는 인물들의 심리와 서술 방식이 중심이 되는 구조였습니다. 빙의인가 인격 장애인가라는 모호한 설정이 미스터리 역할을 담당했고요.
크게 막히는 부분 없이 술술 잘 읽히는 편이라, 어느새 책이 끝나 있습니다. 문장의 흐름이 매끄럽고,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면서 몰입감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13계단도 사형제도에 대한 사회파 소설이던데, 이 작품처럼 사회적 이슈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해집니다.
'문화생활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 가쓰히로(오승호) '로스트' (0) | 2025.01.28 |
---|---|
요미사카 유지 '전기인간의 공포' (0) | 2025.01.23 |
정유정 '완전한 행복' (0) | 2025.01.16 |
구시키 리우 'Tiger' (0) | 2025.01.14 |
시마다 소지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0) | 2025.01.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