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자와 호노부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상'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작품에 대한 초점

 

★★★☆☆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상’이라는 작품입니다.

 

작품이 상·하로 나뉘어 있는 구성일 경우, 일반적으로 상권에서는 인물과 사건의 배경을 차근차근 쌓아가며 빌드업을 담당하고, 하권에서는 그동안 쌓아온 긴장을 한꺼번에 풀어내며 전개를 폭발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곤 합니다.

 

이번 작품도 그러한 구조를 따르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아직 하권을 읽지는 않았지만, 과거에 읽었던 『여름철 한정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처럼, 중간중간 흘러가는 듯 보여도 실은 중요한 복선이었던 사건들이 이번 작품에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사소하게 보이는 장면들이 하권에서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고 해소될지, 그래서 상권에 대한 제 인상까지 바뀌게 될지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작품의 주된 사건은 아무래도 '화재'라고 보입니다. 고바토와 오사나이가 이미 결별한 상태에서, 나카마루와 우리노라는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해 각각 주인공의 역할을 맡거나 이야기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특히 나카마루와 화재, 그리고 과거에 발생했던 오사나이 납치 사건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 듯한 단서들이 조금씩 제시되면서, ‘이 사건들 사이에 뭔가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줍니다. 겉으로는 별개로 보이는 사건들이 뒤로 갈수록 하나의 줄기로 연결될 것 같은 암시가 곳곳에 깔려 있어, 이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여줍니다.

 

우리노는 메인 화자의 역할로 등장하며, 화재 사건 전반에 걸쳐 그의 성격과 내면이 점차 드러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오사나이 같은 인물에게 휘둘리기 쉬운 성격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반면 다소 배경 인물처럼 보였던 나카마루는, 이야기 중반 이후 새로운 단서를 제공해 오히려 더 큰 서사를 품고 있는 인물로 부상합니다.

 

큰 줄기의 추리라고 할 만한 전개는 아직 두드러지지 않아,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는 다소 약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는 상권까지만 읽은 시점의 감상으로, 하권에서 본격적인 퍼즐 조각들이 맞춰지고 반전이 드러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리뷰는 하권을 아직 읽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하였는데요. 작품이 상·하로 나뉘어 있는 경우, 종종 하권을 다 읽고 나면 상권에 대한 인상이나 평가가 크게 달라지기도 하니까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