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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소설

요네자와 호노부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하'

by 지식광부키우기 2025. 4. 10.

 

청춘물로 봤어야 하거늘…

 

★★★☆☆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하’라는 작품입니다.

 

작품을 읽을 때는 보통 미리 전개를 짐작하거나 어떤 방향일지 가정하면서, 그 기대에 맞춰 읽어나가게 되는데요. 이번 작품은 그런 저의 예상과는 많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솔직히 말해 다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청춘물, 일상물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바탕에 깔고 읽었어야 했는데, 제가 그것을 잠시 잊고 다른 장르적 기대치를 너무 높게 부여했던 것 같습니다. 스릴러나 미스터리적인 전개를 상상하며 읽다 보니, 실제로 펼쳐진 전개는 사건보다는 캐릭터의 감정 변화와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처음 기대했던 방향과의 간극에서 오는 심심함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상권에서는 나카마루라는 인물에게 뭔가 더 있을 거라고 크게 기대했는데, 결국 워딩 그대로 '양다리를 걸치는 여자아이'였고, 그 이상의 깊이나 반전은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녀는 고바토의 본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역할에 그치는, 이야기 흐름상 서브 캐릭터 이상의 비중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우리노 역시 불같은 성격으로 묘사된 지점에서부터 ‘이 인물, 뭔가 위태롭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예상대로 마지막에는 완전히 농락당하는 인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주변의 모든 사람이 그를 조종하거나 숨기는 비밀 속에서 움직이고 있었고, 정작 본인은 그 흐름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이용당한 셈이라 안타까움이 컸습니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화자이자 관찰자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희생양이 된 인물이었달까요.

 

처음에는 화재 사건의 진상에 집중하며 이야기를 따라갔는데, 결국 그것은 서사의 핵심이라기보다는 부차적인 요소에 가까웠습니다. 이 작품이 진짜로 그리고자 한 것은, 두 주인공이 각자의 '나다움'을 다시 깨닫고 회복해 나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다움’을 진정으로 알아봐 주고, 인정해 주는 존재가 바로 서로였다는 점에서 이 이야기는 결국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자, 자아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됩니다.

 

작품을 다 읽고 나서는 미스터리보다는 심리극이나 청춘 드라마에 가까운 인상이 더 강하게 남았습니다. 시리즈 마지막 작품인 『겨울철 한정 봉봉 쇼콜라 사건』을 이미 대출해 둔 상태인데, 이 작품은 처음부터 시점을 ‘청춘물’로 잡고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건의 퍼즐을 맞추기보다는, 두 주인공의 감정이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에 집중하면서 천천히 따라가 보려고 합니다.

 

 

GPT로 생성한 구리킨톤인데 한 번 실제로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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