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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소설

우케쓰 '이상한 집'

by 지식광부키우기 2025. 4. 17.

 

선을 잇고 도를 그리고, 이야기를 상상하다

 

★★★★☆

 

‘이상한 집’이라는 작품입니다.

 

최근 『이상한 집 2』가 출간되었습니다. 『이상한 집 1』은 예전에 한 번 읽었었는데, 이번 기회에 2권을 보기 전에 다시 한번 1권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교보문고에서 빠르게 훑어보듯 읽었기 때문에, 후반부 진실이 드러나는 부분은 대강 이해하고 넘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어서, 여유를 가지고 읽어봤습니다. 

 

다른 소설과는 달리, 이 작품은 그림이나 도면 같은 시각적인 제시가 많고, 화자의 전환이나 글자 배치 또한 독특하게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런 장치들이 나쁜 쪽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쪽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가독성 면에서는 전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평면도는 말로만 설명했더라면 이해가 쉽지 않았을 장면들을 훨씬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게 해주었습니다. 비전문가라도 공간의 구조나 인물의 위치 관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덕분에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두 개의 집에 얽힌 비밀을 어느 정도 추측하고 나면, 이야기의 결도 조금 달라집니다. 앞부분이 집의 구조와 설정 자체에 의문을 품고 그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데 집중했다면, 이후 파트에서는 그 구조 안에 담긴 이야기와 얽힌 인물들에 초점을 맞추며 전개됩니다.

 

집안에 얽힌 관습에 대해서도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데요. 일본 고유의 문화적 배경이 반영되어 있고, 이미 이야기의 결이 어느 정도 바뀐 뒤라서 그런지, 이 부분부터는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앞서의 호기심 넘치는 전개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다소 풀리는 느낌이었고, 문화적 맥락에 익숙하지 않다면 전달력이 조금 약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 설정 자체가 굉장히 신선하고 발상이 남다른 작품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공간을 중심으로 한 수수께끼와, 그 안에 얽힌 진실을 엮어내는 방식은 이 작가만의 강한 개성이 느껴지는 부분이었고요. 읽는 내내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생각을 떠올려 글로 풀어낼 수 있었을까?” 하는 감탄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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