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생활/소설

요네자와 호노부 '겨울철 한정 봉봉 쇼콜라 사건 상'

by 지식광부키우기 2025. 4. 22.

 

그래 역시 너가 메인이다

 

★★★★☆

 

‘겨울철 한정 봉봉 쇼콜라 사건 상’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작가인 요네자와 호노부는 시리즈를 완결 내지 않는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 그가 이 시리즈인 『소시민 시리즈』만큼은 드물게 완결을 냈습니다. 최근에 이 시리즈를 몰아서 읽은 저로서는, 이야기의 마침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더욱 높았습니다.

 

바로 전 편인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에서 추리물을 기대하고 읽었다가 약간의 아쉬움을 경험했던 만큼, 이번에는 처음부터 추리가 아닌 청춘물에 초점을 맞추고 읽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웬걸, 이번에는 고바토가 사고를 당하고 중학교 시절의 일들과 얽히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추리물에 더 가까워지는 전개가 펼쳐져, 다시 독서 모드를 수정하고 읽어갔습니다.

 

이번 작품은 아무래도 시리즈의 마지막인 만큼,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고바토와 오사나이의 첫 만남, 그리고 두 사람이 '소시민'으로 살아가게 된 이유 등의 여러 떡밥이 드디어 풀릴 것이라 기대했는데요. 하지만 상권에서는 그 모든 궁금증을 한꺼번에 해소하기보다는, 과거의 한 사건을 중심으로 몇 가지 단서만 조심스럽게 드러냅니다.

 

고바토는 이번 작품에서 뺑소니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사고를 당한 바로 그 자리에서, 3년 전에도 비슷한 뺑소니 사고가 있었던 일을 떠올리게 되죠. 과거에는 고바토가 직접 범인을 찾으러 다녔다면, 이번에는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기에, 그 역할을 오사나이가 대신하게 됩니다.

 

비록 오사나이가 고바토의 역할을 대신해 사건을 추적하긴 하지만, 화자가 전환되지는 않기 때문에 그녀의 행동이 직접적으로 묘사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고바토가 잠든 사이, 오사나이는 글 몇 자로 짧게 생존 신고만을 남길 뿐,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습니다.

 

이번에는 상권과 하권을 연달아 읽었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알고 있는 상태로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하권의 내용이 일부 포함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실제로 글을 쓰다 보니 그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상권에서는 주로 3년 전 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그에 대한 궁금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특히 고바토가 지금까지 다른 작품들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상당히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데요. 감정에 휘둘리고, 상황에 앞서 달려가는 듯한, 조금은 덜 여물고 미숙한 중학생 다운 면모가 드러나면서 캐릭터 변화에 또 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화자가 바뀌지 않은 이번 작품을 보면서, 역시 고바토가 중심에 있을 때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