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골적 묘사도 독자의 눈을 흐리게 만들기 위했던걸까..?
★★★☆☆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라는 작품입니다.
한국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있지요. 바로 막장입니다. 저는 이 작품이 그 요소를 꽤 충실히 갖춘 편이라고 느꼈습니다. 우선 재벌가가 등장하고 거기서 빠질 수 없는 유산 갈등이 벌어집니다.
주인공의 어머니는 재벌가에 재혼해 들어왔지만 주인공 자신은 그 집안에서 태어난 아들이 아니었기에 유산 문제에서는 다소 비껴서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집안의 다툼과는 거리를 두며 수의사로서 자신의 삶을 살고 있지요. 하지만 같은 집안에서 태어난 둘째 아들의 입장은 전혀 다릅니다. 그는 태생적으로 이 재벌가의 피와 이해관계 속에 얽혀 있고 갈등의 한가운데로 끌려 들어갑니다.
둘째 아들이 사라지고 뜬금없이 제수씨가 주인공을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움직입니다. 사라진 아들을 찾아내는 동시에 얽히고설킨 유산 문제를 어떻게 매듭지을지가 작품의 큰 테마가 되지요. 여기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막장 요소가 바로 주인공이 제수씨에게 점점 끌린다는 설정입니다.
아무래도 작품은 제수씨의 외적인 묘사를 집요하게 반복합니다. 단순히 미모를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 그녀가 얼마나 매혹적인 존재인지 또 얼마나 위험한 선을 넘을락 말락 하는 관계인지를 끊임없이 서술하지요. 이 작품의 제목이 가리키는 인물이 바로 그녀임을 계속해서 연상시키는 듯 보였습니다.
서번트 증후군, 아버지의 그림, 어머니의 죽음, 둘째 아들의 실종 등 추리 요소가 전반적으로 깔려있습니다. 서로의 요소를 그렇게 연결할 수도 있구나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동기는 잘 와닿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신참자와 기린의 날개에 이어서 본 작품인 만큼 동기가 크게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네요.
분량이 꽤 많은 편인데 읽으면서 솔직히 이렇게까지 길게 끌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다양한 요소들을 한데 엮으려다 보니 서사가 길어질 수밖에 없었겠지만 사건의 핵심은 상대적으로 단순해서 중간중간 늘어지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범인은 그렇다치고 인물들에 대한 반전은 좋았습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아 다행이었고 평범함을 강조하던데 주인공 사고가 평범한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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