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작이라는 게 놀랍다
★★★★☆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라는 작품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 미쓰다 신조의 데뷔작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서울 근처 도서관에서는 재고가 없었는데 양평 도서관에서 발견하고는 망설임 없이 빌려왔습니다.
미쓰다 신조의 데뷔작이자 시리즈의 첫 번째 권임에도 저는 작자미상과 사관장 백사당을 먼저 읽고 마지막으로 이 작품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시리즈는 절판되어서 빌려서 읽는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이라도 다 읽어서 다행입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서양식 저택을 표지에 담아냈는데 일본판은 훨씬 무섭게 생겼습니다. 주온에 나올만한 여자 귀신과 집이 같이 있는데 공포소설 이라면 이처럼 표지를 좀 무섭게 해도 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추리적 요소가 강한 도조 겐야 시리즈와 달리 작가 시리즈는 확실히 공포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의 이름을 그대로 미쓰다 신조로 설정해 놓았다는 것입니다. 실제 직업인 소설가라는 설정도 유지되고 그가 써왔던 작품의 흔적까지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읽다보면 이게 허구로 지어낸 이야기인지 아니면 작가가 실제로 체험한 기묘한 경험을 소설로 옮겨놓은 것인지 경계가 흐려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두 가지 이야기 갈래로 전개됩니다. 하나는 기관에서 사는 미쓰다 신조의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그가 집필 중인 소설 속 이야기입니다. 이 두 갈래가 단순히 병렬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설 속 이야기가 실제로 그 집에서 일어난 일을 기록한 듯이 교묘하게 뒤섞입니다.
집에 얽힌 살인사건의 저주에 관해 다루면서 소설 속 어린아이의 공포감과 미쓰다 신조의 공포 둘 다 느끼게 되는데 실제 미쓰다 신조에 대입해서 글을 읽다보니 공포감이 배로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저는 미쓰다 신조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귀신 그 자체보다도 귀신에 빙의되거나 그 힘에 매혹되어 기괴한 행동을 보이는 인간의 모습이 더 깊은 인상을 받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그러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여름에 읽으면 더욱 좋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런 집에 살면서 글을 쓴다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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