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를 가리지 않는 트릭
★★★★☆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라는 작품입니다.
추리 소설을 읽다 보면 정말 다양한 트릭이 등장하는데 이런 발상은 어떻게 나온 걸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워낙 책이 많다 보니 이제는 비슷한 트릭이 반복해서 쓰인 작품들도 많이 보이는데 애거서 크리스티의 이 작품은 그런 트릭의 원조라고 해도 될 만큼 시대를 앞선 발상을 보여줍니다.
옛날 소설이다 보니 요즘 나오는 추리 소설에 비해 문체나 전개가 조금은 느린 경향이 있고 분위기도 고전적으로 느껴집니다. 사건을 빠르게 몰아가기보다는 상황을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방식이라 읽는 중간에 집중력이 살짝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설명이 깔끔하고 서사가 명확하게 전개되기 때문에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처음 읽으신다면 결말에 담긴 반전을 절대 스포일러로 접하지 않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러한 트릭의 종류가 특히 스포일러에 민감한 편이라 미리 알고 읽게 되면 이야기 전개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을 매우 크게 못 느낄 수 있습니다.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범인의 시선으로 생각해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왜 애크로이드를 죽였을까?, 어떤 순간을 노려 범행을 저질렀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며 등장인물 하나하나 집중하다 보면 재밌습니다.
범행의 단골 요소인 돈 문제와 협박이 이야기의 핵심 동기로 작용하며 작가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얽히도록 치밀하게 세팅해 두었습니다. 독자들은 항상 작가와 정보의 비대칭 속에서 두뇌싸움을 벌이게 되는데 복선을 찾아내는 것이 이 작품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등장인물이 꽤 많은 편이기 때문에 읽는 동안 주요 인물과 사건 관계를 따로 메모해 두지 않으면 중간에 헷갈릴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괜히 애거사 크리스티의 명작 반열에 오른 게 아니므로 읽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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