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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소설

이케이도 준 '한자와나오키3'

by 지식광부키우기 2025. 7. 24.

 

 

배경에 으스대지말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라

 

★★★★☆

 

‘한자와나오키3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라는 작품입니다.

 

2권 막바지에 이세시마호텔 재건 문제를 훌륭하게 해결해낸 한자와는 큰 성과에도 불구하고 도쿄중앙은행 산하의 증권회사 도쿄센트럴증권 부장으로 좌천당합니다. 드라마에서는 마지막화가 이렇게 끝나서 굉장히 논란이 되었었죠. 책으로 읽으나 드라마로 보나 이해할 수 없는 행보이긴 했습니다.

 

잃어버린 세대는 일본의 버블 경제 붕괴 이후 취업난을 겪은 세대를 일컫습니다. 도쿄센트럴증권의 부하 직원으로 등장하는 모리야마가 바로 이 세대에 속하죠. 취업 기회가 극도로 제한된 시기를 거쳐 입사한 그는 조직 내에서 상대적으로 모회사인 은행에서 온 상사와의 관계에서도 불만이 많은 모습을 보입니다.

 

실제로 은행에서 파견 온 사람들이 전뇌잡기집단의 도쿄스파이럴 M&A 제안서를 맡았고 그 과정에서 모회사인 도쿄중앙은행 증권영업부에게 건을 가로채이는 일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다시 은행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분노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한자와는 굴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좌천당한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모리야마를 독려하며 함께 도쿄스파이럴의 M&A 방어를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한자와의 이러한 모습은 단순히 개인의 복수를 넘어 자신이 속한 조직과 그 구성원들의 긍지를 지키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모회사인 은행은 자회사인 도쿄센트럴증권에 대해 끊임없이 비판의 시선을 보냅니다. 자신들의 결정에 반기를 들고 은행의 이익을 해치려 한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죠. 자회사가 감히 모회사에 대들 수 있느냐는 식의 권위 의식도 엿보입니다.

 

이러한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긴장된 관계는 단순한 조직 간 갈등을 넘어 세대 간의 갈등과도 맞물려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띱니다. 위로부터 주어진 질서에 순응하느냐 아니면 새로운 방식으로 맞서 싸우느냐는 태도의 차이는 세대별 경험과 가치관의 차이로도 설명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잃어버린 세대에 속한 인물들이 그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모습은 조직 속 개인의 위치와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주식을 하는 저로서는 M&A 과정에서 펼쳐지는 이 스토리가 특히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기업이 상대를 먹고 먹히는지 그 치열한 흐름에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는데요. 겉으로는 냉정하고 계산적인 거래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이해관계의 충돌, 조직 간의 갈등, 인물들의 감정과 신념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순한 경제 이야기를 넘어서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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