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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소설

미쓰다 신조 '흉가'

by 지식광부키우기 2025. 8. 7.

 

 

모르고 갇히고 쫓기고

 

★★★★☆

 

‘흉가라는 작품입니다.

 

화가와 마가에 이어 마지막 집 시리즈인 흉가를 읽었습니다. 주인공 쇼타는 불길한 기운을 감지하는 능력을 가진 인물로 새로 이사할 집에서 그 기운을 느끼며 불안에 떨기 시작합니다.

 

작가는 괴이한 존재를 표현할 때 늘 그것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쇼타가 마주하게 되는 검은 형체를 그렇게 묘사하는데요. 이 존재는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고 오직 주인공에게만 인식됩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동생도 그 존재를 보는 듯한 묘사가 잠깐 나오지만 같은 것을 보았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역시나 사연이 있는 집답게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모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나간 자리에서 쇼타의 엄마는 차가운 시선과 은근한 경계심에 둘러싸여 그 자리에서 쫓겨납니다. 쇼타는 동네 친구에게서 집에 얽힌 어두운 사연을 듣게 되고 자신이 보는 괴이한 존재와 이 집의 비밀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파헤치기로 결심합니다.

 

제일 무서웠던 부분은 동네 미치광이 노파와 얽힌 사건이었습니다. 특히 노파가 지었던 섬뜩한 표정과 그 집 안에서 벌어진 추격전은 이미지로 떠올리니 무서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다만 공간에 대한 묘사가 익숙치 않다보니 실제로 어떻게 어디로 도망가고 잠겨져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환경 자체의 무서움은 충분히 글로 전달되었습니다.

 

소녀의 일기에서 빨리 도망치라는 글을 본 쇼타는 부모님에게 이를 알리고 함께 대책을 세우려 합니다. 부모님도 상황을 가볍게 보지 않고 방법을 찾으려 하지만 그 사이 뱀신으로 보이는 그것이 가족들에게 내려와 빙의되고 맙니다. 여동생이 목격한 괴이한 모습이 바로 빙의된 가족들이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납니다.

 

빙의된 가족들과 마주한 쇼타와 여동생은 필사적으로 도망치다 결국 궁지에 몰리지만 다행히도 쇼타의 동네 친구가 나타나 위기를 가까스로 넘깁니다. 그러나 끝내 가족들은 뱀신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동시 자살이라는 비극적 결말에 이르게 됩니다.

 

쇼타와 여동생은 친척에게 맡겨지며 위기를 넘긴 듯 보입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마지막 여동생이 다시 그것을 보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모든 것이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합니다.

 

폐쇄된 공간에서 쫓길 때의 장면은 언제 보아도 공포를 강하게 자극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게 쫓기든 귀신에게 쫓기든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몰려오는 압박감은 공포 장르의 트레이드마크라고 볼 수 있지요. 이 작품 역시 이러한 공포를 강조하기 위해 꽤 많은 분량을 쫓기는 장면에 할애했습니다. 생생하게 그것을 떠올릴 수 있어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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