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은 자극
★★☆☆☆
‘마술 피리’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동화를 각색한 세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각 잭과 콩나물, 푸른 수염, 피리 부는 사나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세 이야기 모두 추리물의 분위기를 담고 있습니다. 앞의 두 편은 비교적 짧은 분량으로 전개되지만 마지막 이야기인 피리 부는 사나이는 세 편 중 가장 긴 분량을 차지합니다.
기본적인 플롯은 원작 동화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잭과 콩나물의 경우 잭이 콩을 얻어와 그것이 자라나고 그 끝에서 거인을 만나 황금알을 낳는 암탉과 노래하는 하프를 가져온다는 줄거리는 원작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거인의 죽음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재해석하여 하나의 추리극처럼 구성해냈습니다.
푸른 수염은 저는 이번에 처음 접한 동화였는데 프랑스 동화라고 합니다. 여러 번 결혼했지만 아내들이 하나같이 사라졌다는 수수께끼 같은 설정에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본래도 꽤나 섬뜩한 분위기를 지닌 잔혹 동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미있었던 순서를 꼽자면 푸른 수염 > 피리 부는 사나이 > 잭과 콩나물 순이었습니다. 푸른 수염은 겁에 질린 여주인공, 불길한 기운을 풍기는 남작, 그리고 미스터리한 성 안에 숨겨진 장치 등 캐릭터와 배경이 잘 조성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추리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고 시대적 배경과 잘 맞물려 설득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마치 고전적인 유럽 미스터리를 읽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할까요.
작가의 후기를 살펴보면 작품을 쓰기 위해 자료 조사를 상당히 꼼꼼하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각 동화의 배경이 되는 시기와 실제 역사적 시대가 어긋나지 않도록 신중하게 맞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더군요. 이 부분을 미리 숙지하고 읽었으면 더 재밌었겠지만 추리물을 읽는 방법과는 차이가 있기에 아쉬웠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엄청 재밌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또 그렇다고 해서 재미없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작품도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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