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실은 오직 하나! ..아닌가?
★★★☆☆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랐다’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꽤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사건 현장에 직접 있지도 않았고,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상태입니다. 다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라는 의문을 중심으로 가능성 배틀을 벌이게 됩니다.
상대가 세운 가설을 반박하고 가능성을 하나씩 제거할 때마다,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해 각자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주인공은 위기를 겪으면서도 즉각 대응하지는 않고,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는 식으로 반박하며 정리해 나갑니다.
실제로 모든 가능성은 미리 작성해둔 보고서 안에 기록되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독자 역시 어떤 가능성을 주인공이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를 추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독특한 전개 방식이 작품만의 개성과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작품은 꽤 자세하게 이야기를 풀어주기 때문에, 단서들을 잘 기억해두거나 노트해가며 읽는다면 상대가 제시한 가능성 속에서 어디에 오류가 숨어 있는지 독자도 직접 추리해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주인공의 추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가 그 탐정이 되어보는 경험을 하게 되는 셈이죠. 작품 속 탐정 역시 상대가 내세운 가능성의 허점을 짚어내고 반박해나가듯, 독자 또한 이야기를 따라가며 논리의 빈틈을 찾아내는 데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단서를 따라가면서 일일이 파훼하고 추리하는 데서 큰 재미를 느끼는 편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탐정이 설명을 할 때, "아, 그런 단서가 있었지" 하고 뒤늦게 공감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야기 속에서 제시된 가능성이나 그 반박이 모두 완벽하게 논리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읽는 동안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납득하며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다루는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마지막에는 탐정이 그동안 반박해온 세 가지 가능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면 논리적 모순이 생긴다는 문제를 제기당하면서 위기에 몰리지만, 오히려 전제 자체를 바꿔버림으로써 상황을 역전시키는 전개가 펼쳐집니다. 논리를 쌓아 올리다가 마지막 순간에 판 자체를 뒤집어버리는 흐름이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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