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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소설

나카야마 시치리 '표정 없는 검사의 사투'

by 지식광부키우기 2025. 3. 13.

 

 

비슷한 모습

 

★★★☆☆

 

‘표정 없는 검사의 사투’라는 작품입니다.

 

오랜만에 나카야마 시치리 작가의 책을 읽었습니다. 따로 신간을 신청하지는 않았지만, 도서관에서 누군가 신청한 책을 빌려 읽다 보니 이제서야 접하게 되었네요. 최근에는 본격에 가까운 추리 소설들을 많이 읽었는데, 이 작품은 사회파 미스터리 쪽이라 더 편안히 읽을 수 있었습니다.

 

표정 없는 검사의 사투는 표정 없는 검사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검사가 중심이 되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구조인데요. 읽다 보면 드라마 비밀의 숲의 황시목 검사가 계속해서 연상됩니다.

 

엇나가는 캐릭터들만 보다가 오랜만에 정도를 지키는 캐릭터였는데요. 감정적인 몰입은 다른 캐릭터에게 맡기고 오직 논리로만 따라가 사건을 해결하는 스타일입니다. 범죄자마저 마주치기 두렵다고 표현이 될 정도입니다.

 

작품의 주제는 실업, 세대 갈등, 사회 구조적 문제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가 해당 문제들을 언급하며 범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데요. 단순한 연쇄살인이 아니라, 사회적 모순을 배경으로 한 사건이기 때문에 사회적 논쟁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습니다.

 

이 작품도 폭탄 사건의 진범이 누구인가를 추리하는 것보다는, 각 인물이 자신이 주장하는 논리와 신념을 펼치는 대화에 더 집중했습니다. 단순한 범죄 추적이 아니라, 각 인물이 바라보는 사회적 문제와 도덕적 가치를 대비시키는 것이죠.

 

막판에 큰 힌트가 등장하면서, 비록 정확한 범인을 특정할 수는 없어도, 어떤 인물일 것인지는 충분히 추측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처음에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단순한 범죄의 종결이 아닌 사회적 여운을 남기며 끝을 맺습니다.

 

글을 잘 쓰는 작가답게, 페이지를 가볍게 넘기며 술술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단순한 범인 찾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진다는 점에서 사회파 미스터리의 본질을 제대로 살린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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