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에게 날리는 법의 허점 카운터
★★★★☆
‘정신자살’이라는 작품입니다.
캐릭터의 면모를 드러내는 에피소드를 작품 내에서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결말부에서 등장한 이탁오 박사의 괴행이나, 류경아의 동생 문제를 해결하는 고진의 행동은 캐릭터의 성격과 가치관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요소였습니다.
이렇게 인식된 캐릭터는 어느 정도의 행보가 자연스럽게 용납될 수 있는 부분으로 확장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납치범을 차로 친다든지, '정신자살' 같은 실험을 감행한다든지 하는 행동들이 그렇죠.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윤리적 한계와 충돌하지만, 캐릭터가 구축된 방식 덕분에 납득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글을 읽는 독자뿐만 아니라, 작중 내 캐릭터인 류경아도 고진의 방식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에서도 드러납니다.
작품 내용으로 넘어가면, 작품 내에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합니다. 서브 에피소드로는 류경아의 동생 괴롭힘 문제, 고진과 이탁오 박사의 만남과 사건이 있고, 메인 에피소드로는 길영인의 사건이 중심이 됩니다.
고진과 이탁오 박사의 사건이 현재 진행 중인 길영인 사건과 자연스럽게 맞물려, 결말까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요. 작품의 주인공답게 사건을 척척 해결하던 고진이, 비슷한 체급의 이탁오 박사를 만나 고전하는 모습도 흥미로웠습니다.
이전까지는 고진이 일방적으로 우위를 점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이탁오 박사와의 대립 속에서 상대의 논리와 수 싸움을 견제하며 팽팽하게 맞서는 전개가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결말의 기괴함 때문인지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드는 결말이었습니다. 특히, 진구 시리즈를 먼저 읽고 잠깐씩 등장했던 이탁오 박사의 행동을 봤다면,
이번 작품에서 그가 저지른 일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만약 고진 시리즈만 읽어왔다면, 이탁오 박사의 사고방식이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진구 시리즈에서 이탁오 박사가 보여준 면모를 알고 있다면,
이번 작품의 전개와 결말은 오히려 그의 캐릭터성을 극대화한 설정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제 고진 시리즈도 두 권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한 작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읽고 있는데, 진구 시리즈부터 시작해서 고진 시리즈까지 쭉 이어 읽다 보니, 도진기 작가님의 스타일과 세계관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과연 마지막까지 어떤 전개와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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