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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소설

아이자와 사코 '인버트'

by 지식광부키우기 2025. 3. 4.

 

항마력의 치사량은 어디까지인가

 

★★★☆☆

 

‘인버트’라는 작품입니다.

 

‘영매탐정 조즈카’의 두 번째 작품인데요. 이 작품은 1편을 읽고 나서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관점에 따라서는 2편을 먼저 읽고 나서 1편을 보고 “얘 왜 이래?” 하는 반응으로 읽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요소가 될 것 같네요.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1편부터 읽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겠지만, 순서를 바꿔 읽는 것도 색다른 감상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품은 도서 미스터리(역추리물)에 해당합니다. 범인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며, 독자는 범인이 어떻게 완전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지를 따라가게 됩니다.

 

이러한 구성은 일반적인 탐정이 진실을 밝혀가는 방식과는 반대로, 범인의 입장에서 탐정의 수사를 어떻게 피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누가 범인인가를 추리하는 재미보다는, 범인과 탐정의 두뇌 싸움을 지켜보는 긴장감이 더욱 강조됩니다.

 

조즈카 히스이는 범인이 만든 완벽한 계획을 하나씩 무너뜨리며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그리고 해결 직전에 독자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방식으로 전개되는데요.

 

개인적으로 트릭을 맞추는 기쁨보다는, 작가가 작품을 이렇게 설계하고 트릭을 배치했구나 하는 점을 감상하는 것이 더 흥미로워서 끝까지 쭉 읽었습니다. 이 책에는 총 세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 두 번째 단편이 힌트도 잘 배치되어 있고, 독자에게 친절한 구성을 갖추고 있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비교적 명확한 복선과 전개 덕분에 편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품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부분은 바로 캐릭터성입니다. 2권까지 다 읽고 나니, 이 캐릭터성이 단순한 개성이 아니라 작가가 독자가 추리를 쉽게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장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계속해서 올라오는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캐릭터들의 행동과 말투는 읽는 내내 인내심을 시험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조즈카 히스이의 독특한 태도와 대사들이 지나치게 튀거나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시점도 범인의 시점에서 진행되다 보니, 범인이 히스이에게 느끼는 짜증이 고스란히 독자에게도 전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캐릭터성과 독특한 대사 스타일이 작품의 개성이 될 수도 있지만, 독자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크게 갈릴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저에게는 개인적으로 불호에 가깝게 다가왔습니다. 트릭에 대한 부분은 확실히 인상적이었지만, 이야기의 흐름이나 전개 방식이 탐정의 독특한 성격과 맞물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트릭 자체는 흥미로웠지만, 그 트릭을 풀어나가는 방식과 캐릭터성이 이를 덮어버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떄문에 다음 권을 읽을지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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