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릭터 Up 추리 Down
★★★☆☆
‘모래바람’이라는 작품입니다.
벌써 도진기 작가의 ‘진구 시리즈’ 네 번째 작품까지 읽었습니다. 마지막인 세 개의 잔만 남겨두게 되었네요. 전자책으로 계속해서 읽을 수 있었던 덕분인지, 시리즈를 순서대로 따라가면서 진구와 해미에게 정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진구의 과거를 담고 있습니다. 왜 진구가 지금과 같은 생활을 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밝혀주는데요. 특히 아버지의 죽음과 유연부라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진구가 어떤 경험을 통해 현재의 가치관과 방식으로 살아가게 되었는지를 조명합니다.
현재는 유연부와 얽힌 스토리, 과거는 유적을 조사하러 간 연구진의 이야기로 나뉘어 전개됩니다. 두 개의 이야기가 병렬적으로 진행되면서 점차 연결되는 방식인데요. 현재의 진구와 유연부의 관계, 그리고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이 맞물리며 흥미로운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이전 권에서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드러내지 않았던 진구도 유연부라는 인물과 얽히면서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냉정하고 이성적인 캐릭터와는 달라진 모습이 느껴져, 다소 이질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진구가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장면들은 기존의 냉철한 태도와 대비되면서 색다른 느낌을 주었는데요. 이전 작품들에서는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감정보다는 논리와 기지를 앞세우는 모습이 강했지만, 이번에는 유연부라는 존재가 과거의 사건과 맞물리면서,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감정적인 부분이 부각됩니다.
하지만 과거 이야기와 감정선에 치우치다 보니, 사건 자체는 비교적 평탄하게 흘러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과거의 트릭은 진구라는 캐릭터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 듯했고, 현재 시점에서는 딱히 추리적인 요소가 강하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3편과 1편을 먼저 읽었던 저로서는, 그 작품들에서 느껴졌던 트릭이나 치밀한 수 싸움 같은 요소가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져 아쉬웠습니다.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편이었지만, 순수한 추리적 재미를 기대하고 읽었다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 권마다 사건의 무게나 전개 방식이 조금씩 달랐는데, 과연 마지막 작품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궁금해지네요. 시리즈의 마무리가 어떻게 될지 기대하면서, 세 개의 잔도 이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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