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을 의심하면 재미가 반감되는 것처럼..
★★☆☆☆
‘걷는 망자’라는 작품입니다.
이번 리뷰는 결말과 중요한 부분을 포함하오니 아직 이 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분들이라면 먼저 읽어 본 후에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총 5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도쇼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며, 이후 도조 겐야가 전달한 내용을 덴큐 마히토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각 단편은 괴이 현상을 추리하는 플롯을 가지고 있지요.
도조 겐야가 언급되어서 그런지, 이 작품은 도조 겐야 시리즈의 축약판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도조 겐야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시골 배경의 세계관을 구축하며 다양한 캐릭터와 깊이 있는 추리를 제공하는 점인데, 이번 책은 단편이라 그런 요소들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도조 겐야’ 시리즈는 추리와 공포의 요소가 훌륭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죽은 자의 녹취록'에서는 공포적 요소가 잘 분배되어 있었죠.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공포적 요소를 추리의 대상처럼 다루면서, 무서움과 재미를 모두 놓친 느낌이 듭니다. 단편이라는 형식상 어쩔 수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이전에 읽었던 다른 단편들은 알 수 없는 공포를 주제로 삼았기 때문에 훨씬 더 무섭고 재미있게 다가왔던 기억이 납니다.
작가가 하나의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토로이 하야타’ 시리즈에서도 도조 겐야로 의심되는 인물이 언급되었고, 이번 작품에서는 ‘사상학 탐정’을 직접적으로 언급합니다. 또한, 도조 겐야 시리즈에서 등장했던 마을도 작중에서 얘기하며, 작가가 서로 다른 작품들 속에서 세계관을 연결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도조 겐야 시리즈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 중 하나가 "초반에 읽다가 포기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민속적인 내용을 초반에 길게 다루기 때문인데, 이번 작품은 그런 요소가 없어서 오히려 독자가 부담 없이 읽기에는 적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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