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
‘죽은 자의 녹취록’이라는 작품입니다.
미쓰다 신조가 쓴 책입니다.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으로 소개해 드렸는데, 이 작가는 추리소설뿐만 아니라 호러 장르에서도 뛰어난 면모를 보여줍니다. 시리즈 외에도 단편 호러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데요, ‘노조키메’, ‘우중괴담’, ‘작자미상(작가 시리즈)’에 이어 최근에는 ‘죽은 자의 녹취록’까지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2017년에 북로드에서 출간한 ‘괴담의 테이프’의 개정판인데요. 원작의 경우, 표지 디자인부터 무서움을 자아내는 요소가 많았습니다. 단편 중 하나인 ‘기우메, 노란 우비의 여자’의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해 읽기 전부터 공포감을 느끼게 했지요. 표지가 너무 소름 끼친다는 독자들의 반응이 많아서인지(추측하기론), 이번 개정판에서는 이전보다 덜 무서운 느낌의 표지로 변경되었습니다.
다른 작품인 작자미상에서도 그렇듯, 미쓰다 신조는 자신의 이름을 소설 속에 그대로 사용하는데, 실제로 집필한 소설들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이 요소는 독자들로 하여금 이야기가 진짜인지, 허구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하며, 작품의 몰입감을 한층 더 높인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읽다 보면 마치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현실과 소설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것이 이 작품의 독특한 매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총 6개의 단편 중 빈집을 지키던 밤이 가장 무서웠습니다. 고립된 낯선 공간에서 혼자 느끼는 불안과 공포가 매우 잘 표현되어 있었기 때문인데요. 특히, 아무도 없는 집에서 서서히 괴이한 상황에 빠져들며 점점 짙어지는 긴장감과 미묘한 소리들이 만들어내는 공포가 매우 생생하게 전달되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해당 상황을 생생하게 연상시키며 몰입감을 극대화시켰지요.
‘그것’이라고 표현되는 현상이나 물체 등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는 결말이 오히려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러한 미완의 결말은 이야기의 여운을 길게 남겨, 이야기의 분위기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이 작품은 밤에 읽어야 그 진가를 더욱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요한 밤, 어둠 속에서 느껴지는 정적이 작품 속 공포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훨씬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하죠. 밤이라는 시간대가 주는 특유의 분위기가 이야기 속 공포를 배가시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을 재밌게 읽으셨다면 미쓰다 신조의 다른 작품인 ‘작자미상’도 추천드리고요. ‘우중괴담’도 비슷한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충분히 마음에 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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