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있다면 굳이 행복해질 필요 있어? 작품을 관통하다
★★★★☆
‘가족의 탄생’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판사로 재직하다 퇴직 후 소설가로 전향한 도진기 작가의 작품입니다. 법조계에서 쌓은 경험이 작품 속 사건의 전개와 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깊이 반영되어 있어 현실감과 설득력이 돋보입니다.
변호사 고진 시리즈와 백수 탐정 진구 시리즈가 크로스되어 한 무대에서 활동하는 작품입니다. 각 시리즈의 주인공인 고진과 진구가 한 작품에서 만나면서 두 캐릭터의 색다른 케미스트리가 돋보입니다.
저는 시리즈를 먼저 읽어보지 않고 이 책으로 처음 접했기 때문에 두 인물의 과거 사건이나 관계에 대한 사전 지식은 없었습니다.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탁오 박사의 내용도 고진 시리즈의 정신자살에 등장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읽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고, 작품이 재미있어서 시리즈를 처음부터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의 내용은 한 집안의 막내딸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가족 구성원들은 상속 문제와 얽혀 각자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며, 고진과 진구도 이 복잡한 관계 속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진실에 다가갑니다.
막내딸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인지, 아니면 의도된 범행인지 밝혀가는 과정에서 가족 간의 갈등, 숨겨진 비밀, 그리고 인물들의 이중적인 면모가 서서히 드러납니다. 상속이라는 민감한 주제가 더해지면서 인물들의 탐욕과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이 잘 그려졌습니다.
주제 의식은 예상한 대로 전개되지만, 살인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과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트릭들이 곳곳에 여러 번 배치되어 있고,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점차 드러나면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으로 사건을 단순하게 판단할 수 없게 만드는 장치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하나의 진실을 찾기 위해 여러 겹의 퍼즐을 맞추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블랙박스와 CCTV가 있는 현재에는 불가능한 트릭이지만, 이러한 장치들이 없던 시기를 가정하면 재미있는 설정이었습니다. 기술의 부재로 인해 오히려 더 흥미를 끌었던 듯 합니다.
인물을 알고나면 더 재밌을 것 같습니다. 시리즈를 앞에서부터 읽고 다시 본다면 더 많은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고진 시리즈와 진구 시리즈를 차례로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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