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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소설

반전이라면 역시 유키 하루오 '십계'

by 지식광부키우기 2024. 9. 2.

 

 

입안을 감도는 위스키의 피니시처럼

 

★★★☆☆

 

'십계' 라는 작품입니다.

 

되도록이면 스포일러에 해당하는 부분은 최대한 빼고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유키 하루오의 전작이자 '성서 3부작' 중 1부에 해당하는 '방주'를 읽었었는데요. 탁월한 작품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반전 하나만으로 큰 충격을 줬던 작품이었습니다.

 

이번에 2부에 해당하는 십계라는 작품을 보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꼈는데요. 역시나 반전에 충실한 속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방주를 먼저 반드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십계를 읽고 방주를 읽어도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전작을 몰라도 되지만 읽고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을 수 있어 제대로 즐기고 싶은 분들은 방주부터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2부에 해당하긴 하지만 명확하게 시간대가 1부 이후인지 이전인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독자의 궁금증을 이끌어내는 하나의 장치라고 생각하는데요. 1부의 프리퀄인지 시퀄인지 추측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난 부분 같습니다.

 

십계라고 하면은 성경이 떠오르는데요. 1984와 함께 작품 내에서 범인의 말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적절한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성경 속 묘사처럼 계율을 어긴 사람은 벌을 받게 되지요. 전개를 펼쳐나가는 데 있어 해당 요소를 적절하게 활용하였습니다.

 

아쉬운 점은 역시 캐릭터 소모입니다. 주요 인물 몇몇을 제외하고는 심리적 묘사와 캐릭터 특성이 그렇게까지 크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어 비중이 캐릭터별로 너무 한 쪽에 치중되어 있지요. 해당 설정이 상황의 공포감이나 심각성을 크게 나타냈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장르소설로서의 재미는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어떻게, 왜 모두 크게 십계에서는 중요시 다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최종장을 위한 장치라고 여겨질 뿐이죠. 설득력이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연재해 등의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인위적인 상황으로 변용하여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은 잘 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전에 중점을 두는 사람이라면 유키 하루오의 두 작품 모두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낙원'을 끝으로 '성서 3부작'이 마무리될 거라는 소식이 있던데 마지막 피날레는 또 어떤 반전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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