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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소설

요네자와 호노부 '인사이트 밀' 리뷰

by 지식광부키우기 2024. 8. 21.

 

소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요네자와 호노부의 ‘인사이트 밀’인데요, 이 소설은 세 가지 시간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암귀관에서 보낸 일주일, 암귀관에 지원하기 전, 그리고 암귀관에서 나온 후입니다.

 

책의 시작은 조금 특별한데요, 경고문으로 시작합니다. 이 경고문에서 이미 사건이 부조리하고 비윤리적일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감수할 수 있다면 계속 읽으세요"라고 말하는 듯한 경고죠. 이 부분이 독자들에게도 일종의 심리적 장벽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독자들은 이 경고를 통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하게 되면서도 책을 계속 읽어나가게 되는 거죠.

 

이어서 참가자들의 참가 이유가 설명되는데요,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참가자들의 이름을 바로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독자들이 사건이 전개됨에 따라 누가 누구인지 추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장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참가자 모집 요강에 약간의 오류가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인데요, 특히 돈이 중요한 요소로 반복해서 언급됩니다. 참가자들에게 제시된 시급은 무려 112,000엔, 한국 돈으로 따지면 시간당 약 1,120,000원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상당히 거액이죠.

 

주인공 유키의 참가 이유는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단순한데요, 바로 차를 사기 위해서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유키가 우연히 만난 스와코라는 여자의 도움으로 이 구인 광고를 접하게 된다는 점인데요, 이 스와코의 참가 이유가 미스터리하게 묘사되면서 독자들에게 그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참가자들은 한 건물에 모여 실험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되는데요, 7일간 24시간 동안 시행되는 실험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습니다. 참가자들이 수상함을 느끼면서도 거액의 돈 앞에서 실험에 참가하게 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죠. 그리고 이 실험이 진행될 시설의 이름이 '암귀관'이라는 것이 밝혀집니다.

 

암귀관에 도착한 유키는 방에 잠금장치가 없음을 확인하게 되는데요, 이 부분이 나중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후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잠금장치가 없다는 점이 참가자들에게 큰 불안감을 조성하는 요소로 작용하지요. 또한, 메모랜덤과 함께 다양한 무기들이 제공되는데요, 이 무기들이 지급된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참가자들이 이를 살인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 무기들은 미스터리 소설에서 등장하는 소재들인데요, 참가자가 총 12명이므로 12개의 미스터리 소설에 등장할 법한 무기가 등장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녹스의 십계가 언급되면서 소설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둘째 날, 스와나는 자신의 무기가 독임을 밝히게 됩니다. 이로써 두 가지 살해 무기가 공개되는데요, 이후 원탁 회의에서는 12명의 참가자에 대한 정보와 각 방의 특징이 설명됩니다. 이 중 영안실이 있는 방은 앞으로 발생할 죽음을 암시하는 요소로 등장합니다.

 

게임의 기획자는 보너스 보수에 대해 설명하면서 참가자들이 서로를 죽이도록 부추기는데요, 하지만 참가자들은 모두 7일간 생존하여 1억 8천만 원을 받기로 결심합니다.

 

셋째 날, 첫 번째 희생자가 총에 맞아 사망하게 되는데요, 이로 인해 세 번째 무기가 총이라는 점이 드러나며, 분위기는 급변합니다. 참가자들은 추가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무리를 지어 다니기로 하지만, 밤에는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야만 하죠. 이 때문에 방과 밤은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니게 되고, 공포와 불안이 시작됩니다.

 

넷째 날, 또 한 명의 희생자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이번 희생자를 통해 네 번째 무기가 석궁임을 알게 됩니다. 범인은 곧바로 밝혀져 감옥에 갇히지만, 여전히 총은 발견되지 않아 불안감은 계속됩니다.

 

이제 참가자들은 서로의 무기를 파악하며 첫 번째 희생자의 범인을 밝혀내려고 하는데요, 일부 참가자들은 무기를 공개하기를 꺼려하며 결국 두 무리로 나뉘게 됩니다. 독자는 이 과정에서 여섯 번째 무기가 밧줄, 일곱 번째 무기가 니코틴임을 알게 되죠.

 

이제 남은 무기를 추리하기 시작하는데, 독자에게는 그 정보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또한, 참가자들이 단순한 낯선 사람들이 아니라 사소한 연결고리를 가진 사람들임을 알게 되는데요, 이쯤에서 독자들은 처음에 설명된 참가 이유를 통해 각 인물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다섯째 날에는 두 명의 희생자가 발생합니다. 이들의 죽음을 통해 여덟 번째 무기가 낙하식 천장의 스위치임을 알게 되는데요, 이후 연인을 잃은 참가자가 범인을 추려내는 자리에서 한 사람을 쏴 죽이고 자살하게 됩니다. 이로써 첫 번째 무기인 총이 다시 등장하게 되죠.

 

이쯤에서 주인공 유키는 탐정 역할을 자처하게 되는데요, 그는 첫 번째 희생자가 사용한 총과 나중에 발견된 총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첫 번째 무기인 총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칩니다. 그러면서 첫 번째 희생자는 자살했다고 결론 내리게 되죠.

 

그러나 유키는 이 추리 이후 범인으로 몰려 감옥에 갇히게 되는데요, 그는 감옥에 갇힌 다른 참가자와 함께 나머지 희생자들의 추리를 이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유키는 첫 번째 무기가 붉은 알약임을 알아내고, 한 사람이 무기를 조작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마지막 날인 7일째, 열두 번째 무기가 공개되는데요, 그것은 골프채였습니다. 참가자가 12명인데 13개의 무기가 등장하면서, 유키는 니코틴이 가짜 무기임을 추리해냅니다.

 

암귀관에는 비밀 통로가 있었는데요, 이를 통해 탈출할 수 있었지만, 망설임의 방에 도달하면 암귀관의 모든 에너지원이 차단된다는 규칙이 있었습니다. 감옥에 갇힌 두 사람은 이 틈을 타 탈출을 시도하게 되죠.

 

결국 두 사람은 망설임의 방에 도달해 범인을 밝혀내게 되는데요, 범인은 추가 보너스 보수를 목표로 살인을 저질렀으나, 결국 실패하고 맙니다. 유키가 부족한 금액을 채워주기로 하며, 살아남은 이들은 암귀관을 빠져나가 일주일간의 실험이 마무리됩니다.

 

암귀관 실험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의 행보에 대해서도 책에서 다루고 있는데요, 암귀관과 비슷한 실험을 통해 가문을 살리려는 스와코의 목적도 드러납니다. 그녀는 새로운 실험에 유키를 초대하며, 이로써 책은 끝이 납니다.

 

데스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참가자가 살아남았다는 점, 그리고 신비감을 주었던 스와코의 활약이 끝까지 미미했다는 점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데요, 그래도 여러 미스터리 소설에 대한 오마주와 빠른 전개 덕분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습니다.

 

이상으로 ‘인사이트 밀’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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