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에 퇴근하는 사람이 더 일을 잘하는 법입니다.

IT 프로젝트에서의 요구사항 관리와 야근의 현실

 

많은 IT 프로젝트는 업무 범위에 포함된 요구사항의 확장 및 변경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요구사항의 불명확성이다. 많은 기업이 초기에 요구사항을 상세히 제시하기 어려워 포괄적인 요구사항을 정해 놓고 발주한다. 개발업체는 업무 범위 내의 상세 요구사항 변경이나 추가를 모두 수용하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 이는 IT 프로젝트의 변경 비용이 대부분 인건비로 구성되어 있어 소프트웨어가 쉽게 변경 가능하다는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

 

요구사항 변경의 비용

 

구현이 완료된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든다. 설계, 구현, 테스트를 모두 다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복잡도가 높은 시스템일수록 변경에 필요한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요구사항의 업무 범위와 깊이를 구분해서 생각해야 프로젝트 요구사항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 업무 범위는 프로젝트에서 달성해야 하는 업무 영역을 의미하고, 깊이는 범위에 따른 상세 요구사항을 의미한다.

 

프로젝트 일정과 비용 관리

 

프로젝트 일정과 비용은 범위와 깊이를 고려한 초기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추정된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상세 요구사항이 변경되거나 추가되면 요구사항의 깊이가 더해지게 된다. 깊이가 깊어질수록 일정과 비용 베이스라인이 변경되어야 한다.

 

상습적인 야근의 문제점

 

대규모 IT 프로젝트에서는 프로젝트 관리자가 상습적인 야근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초과근무를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있다. 단기간의 야근은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지만, 장기적인 야근은 주어진 일을 늘려서 할 뿐, 초과근무로 인한 생산성 향상은 없다. 대부분 일주일 이내의 매우 단기적인 야근에서만 성과가 나타나며, 모두가 상황을 공감하는 상태에서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야근이 많은 프로젝트를 IT 업계에서는 '죽음의 행진' 프로젝트라고 하며, 이런 프로젝트에 참여한 개발자의 2/3 이상이 중간에 이직한다.

 

야근에 대한 잘못된 인식

 

현실에서는 야근을 강요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발주사나 경영자들이 프로젝트에서 야근을 하지 않으면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업무 성과가 투입 시간에 비례한다고 여기는 경영자가 많다. 근무시간에 부지런히 일하고 정시에 퇴근하는 사람보다 근무시간에 설렁설렁 일하면서 늦게 퇴근하는 사람이 더 열심히 일하는 사람으로 평가받기 쉽다.

 

지식 서비스 산업에서의 업무 방식

 

이러한 인식은 제조업 중심으로 발전한 산업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제조업에서는 공장을 오래 가동할수록 성과가 올라간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개발과 같은 지식 서비스 산업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단순히 사무실에 오래 있는다고 해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거나 다양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 때가 많다. 이러한 업무는 단순히 근무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성과가 오르지 않는다.

 

프로젝트에서 업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야근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강요하거나 상습적으로 진행한다면 역효과만 낳는다. 경영진과 발주자는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효율적인 프로젝트 관리를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