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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창작2

비 내리는 어두운 밤이었다. (2) 지훈은 소리를 들은 방향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는 자신의 심장소리가 빗소리와 뒤섞여 더욱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골목은 어둡고 비에 젖어 미끄러워 보였으며, 길고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호기심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 그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 "누구 있어요?" 지훈은 최대한 담담하게 물었지만, 자신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음을 느꼈다. 답변은 없었고, 오직 빗소리만이 그의 귀에 들려왔다. 그는 라이터를 다시 켜서 앞을 비추며 천천히 골목으로 걸어들어갔다. 불빛이 미치는 범위는 한정적이었고, 그 너머는 여전히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수록 그의 불안감은 커져갔다.  그때, 갑작스럽게 라이터가 꺼졌다. 지훈은 놀라서 재빨리 라이터를 다시 켜려고 애썼지만, 비에 젖은.. 2024. 8. 8.
비 내리는 어두운 밤이었다. (1) 비 내리는 어두운 밤이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 국지성 호우가 빈번해져 항상 우산을 챙겨야 했다. 지훈은 문 닫은 가게 앞 차양에 서서 담배를 물며 중얼거렸다. "이런 날씨라니, 정말 지긋지긋하군." 라이터를 켜고 담배에 불을 붙이려는 순간, 불빛 너머로 무언가가 비쳤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곳을 주시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방금 뭐였지...?" 다시 라이터를 켜봤지만 아까와 같은 장면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불안한 기운은 주변을 계속 감돌았다. 지훈은 헛것을 봤다고 생각하며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 하지만 한 번 생긴 마음 속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 순간 소름끼치는 소리가 바로 옆 골목에서 들려왔다. 지훈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2024. 8. 1.